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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일반

행정기관의 행정처분 근거 제시 의무와 그 범위에 대한 대법원 판결

by 부동산 전문 행정사 202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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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개할 판례는 행정청의 허가 거부 즉 불허가 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볼 수 있는 판례 입니다. 이 사건은 토지형질변경허가신청에 대한 불허가 를 다투는 판례로, 행정처분을 내릴 때 근거와 이유를 어느 정도로 명시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행정청이 불허가 처분을 내리면서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명시하지 않았을 때 그 처분이 위법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의 원고는 1996년 11월 27일 지자체로부터 입목벌채허가를 받아, 자신이 소유한 임야에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운 과수(대추나무와 호두나무)를 심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나무들이 고사(즉, 죽어버림)하였고, 그 후 1998년 11월 12일 과수재배를 목적으로 다시 토지형질변경허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이 신청은 같은 해 12월 4일 불허되었습니다.

원고는 이를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입니다.

 

행정청은 불허 이유로 “해당 임야는 이미 입목벌채 허가를 받은 조림지로서, 조림목적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행정청이 근거법령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습니다.

법원의 주요 판단

1. 행정처분의 근거와 이유제시에 대한 법리적 판단

대법원은 먼저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언급했습니다. 이 조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내릴 때는 반드시 그 근거와 이유를 당사자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를 반드시 구체적인 법조문과 조항을 명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가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이 되어 있다면, 그 처분의 적법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본적인 법리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행정청은 불허 처분을 하면서 도시계획법이라고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근거가 되는 도시계획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호를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원고는 이미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규정을 잘 알고 있었으며, 자신의 신청이 이 구역에서 허가될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행정청이 구체적 조항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허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과 형질변경의 부적합성

법원은 또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목적을 강조했습니다. 개발제한구역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규제 지역입니다. 해당 임야는 원래 조림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곳으로, 원고가 신청한 형질변경(과수원으로 변경)은 개발제한구역의 취지에 맞지 않는 행위였습니다.

법원은 특히, 1996년에 이미 입목벌채 허가를 받은 후, 조림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원고가 나무를 심었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나무가 고사한 것은 원고의 조림의무 이행을 게을리한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고의 형질변경 신청이 불허된 것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목적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법한 처분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처분의 절차적 하자 치유 여부

원고는 또한 행정청이 처음에 처분을 고지할 때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명시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행정청이 처분 후에 근거규정을 명시함으로써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즉, 처음 처분에서 구체적인 조항이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이후 이를 보완하는 절차가 진행되었다면, 절차적 하자는 치유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처분 과정에서의 사소한 절차적 흠결이 있더라도 그 본질적인 내용과 근거가 명확하다면, 처분의 적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존 법리와 일맥상통합니다.

 

4. 재량권 남용 여부

마지막으로 원고는 행정청이 자신의 형질변경신청을 불허한 것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원고는 동일한 지역의 다른 소유자에게는 허가를 내주면서 자신에게만 불허한 것은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임야가 여전히 조림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지역이며, 원고가 이미 식재한 나무들이 고사했더라도 그 임야를 훼손하는 토지형질변경을 허가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행정청의 처분이 합리적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다른 사례와 비교할 때도, 원고의 경우는 조림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결국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며 행정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법리는 행정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명시할 때, 당사자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이 되어 있다면 구체적인 법조항을 명시하지 않아도 처분은 적법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개발제한구역 내에서의 형질변경 허가는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조림의무를 소홀히 한 자에게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0두8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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